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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김주찬의 교육이야기] 학사일정보다 방역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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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라디오의 프로그램에 소개된 한 초등학생의 짧은 하소연이 출근길에 실소를 머금게 했다. 사연인 즉은 “엄마가 무섭다”는 것.

개학이 연기되면서 겨울방학에 이어 오랜(?) 자녀 돌보기에 지친 엄마가 애들에게 짜증을 내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하루 세끼 식사는 물론, 공부 관리, 집콕에 지친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등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워킹맘 뿐아니라 전업주부에게도 쉽지 않았으리라.

 

1월말부터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상상 이상이었다. 국가와 국민들의 모든 것을 마비시킨 것이다.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은 당초 이번 달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되고, 이후 다시 23일로 2주일 더 미뤄졌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섰지만 소규모 지역사회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으며, 전세계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등 여전히 공포와 패닉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개학을 또다시 연기할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이 방역상황 등을 고려해 의견을 종합해 개학 추가 연기에 대해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교육단체와 학부모들도 불안한 마음에 개학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교실에서 급우들과 붙어 지내고, 급식을 함께 먹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개학을 오는 23일보다 더 늦춰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3분의2(67.5%)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과 20대, 50대, 남성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학사일정의 혼란을 막기위해 23일에 개학해야 한다는 응답은 21.9%에 그쳤다. 개학의 추가 연기에 따른 교육 일정의 혼선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개학이 1~2주가량 더 미뤄질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비롯한 학사일정에 차질이 벌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현행 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인 법정 수업일수를 10% 범위에서 감축해야 하고, 수업 결손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 내신 시험과 대학입시 일정의 연기를 검토해야 하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수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도 타격을 입는 등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

 

추가 개학 연기에 따른 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방과후 강사, 급식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 문제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돌봄 대책 등도 추가로 나와야 한다. 사회적 비용이 더욱 커질 것이 명백하다.

어차피 전국적으로 감염자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려운 상황인만큼 무조건 개학을 미루기 보다는 학교의 방역을 철저히 하고, 교내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정제 사용 의무화, 등교시 체온 측정, 일정기간내 출결석 미기록 등으로 학사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이다. 학사일정이나 교육 차원의 어려움들은 그 상황에 맞춰 조정하면 될 일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교육 뿐아니라 경제 등 모든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패닉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벗어나야 한다. 두달 가까이 방역과 감염의 공포,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피로감도 적지 않다.

여러 가지 일들을 복합적으로 감안할 때 개학을 추가로 더 연기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생각이다. 그 정도면 학부모와 학생들도 서서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까짓 것, 조금만 더 견뎌보자’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지금으로서는 방역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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