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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컬럼

[김진희의 상담컬럼] 공감 그 이상을 추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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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의 상담컬럼]

공감 그 이상을 추구하며

⭗저자: Richard G. Erskine․Janet P. Moursund․Rebecca L.Trautmann

 

▮ 접촉을 향한 움직임

인간은 중요한 대상과 관계를 맺으려고 할 때 자신의 기본적인 관계 욕구를 반복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관계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관계 실패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관계 회복을 위하여 관계 욕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거나 만족을 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인간과 인간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접근 방식을 우리는 ‘공감’을 통해 느끼며 진정한 접촉을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기 위해 노력하는 ‘접촉을 향한 움직임은’ 꽃이 태양을 향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향한 움직임이 왜 중요할까? 그 이유는 인간의 심리적 구조가 갖는 특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인간은 틀림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성장해 가는 동안 환경은 우리에게 관계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공격, 신체적인 학대를 당한 아동은 심각한 심리적 외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한 번의 학대 받은 경험은 단지 한 번의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 아동을 민감하게 보살펴주고 반응하는 성인과 관계하는 동안 아동은 학대받은 경험을 직면해서 다룰 수 있게 되며, 학대 경험은 그저 많은 경험 중 하나로 남게 되는 것이다. 결국 외상 사건 그 자체이기 보다는 외상 사건 이후 접촉이 가능한 관계가 제공되지 않아 그 충격이 누그러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사건이 되어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개인의 기능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외상 경험 이후 건강한 관계를 경험하지 못할 경우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므로, 관계를 통해 마음의 양분을 제공해주며, 마음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 내적 접촉: 자신과의 접촉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관계를 전혀 경험하지 못하는 것 또한 정신건강에 해롭다. 적극적인 학대행위가 없었다 하더라도, 관계에서 방치되고 고립된 사람은 자신이 도움을 받고자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삶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면서 점점 누적적인 외상을 초래한다. 이런 ‘접촉박탈’이 쌓일 경우 개인은 갈망, 공허감, 그리고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도저히 그런 느낌을 이해할 방도를 찾지 못하게 된다. 이런 욕구와 감정은 인식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자신과 타인과의 온전한 접촉이 회복될 때까지는 개선이 되지 않는다. 아주 외롭고, 두렵고, 화나고, 절망스러운 감정들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통합과 개선작업이 미치지 못하는 먼 곳으로 숨게 된다.

 

분열시켜 숨기는 과정 중 하나가 방어인데, 방어는 소유하거나 인식하기에는 너무 불편한 어떤 것을 ‘내가 아닌 것’으로 만드는 일종의 해리 현상이다. 방어기제는 주로 거부, 억압 부인, 둔감화, 비인격화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런 방어기제들을 통해 안전성을 유지하고 불편감을 줄이며 그럭저럭 일상을 지속할 수 있지만 이런 방어기제 남용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며 매우 심각해 질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 접촉 이외에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바로 자신과의 접촉이다. 접촉은 역동적인데 건강한 접촉은 내적, 외적인 사건들 사이를 오가되, 둘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균형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게슈탈트 치료를 창안한 펄스(F. Perls, 1973)는 우리가 인식해가는 방향은 자기에서 환경으로, 특히 환경 속에 사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나아간다. 자기인식에서 타인인식으로, 그리고 다시 자기인식으로, 다시 타인인식으로 그렇게 왕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타인, 환경과의 접촉, 알아차림도 중요하지만 ‘자신과의 접촉’을 더 강조하였다.

 

▮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엉켜있는 통나무

확인될 만한 학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오히려 우울하거나 화가 난다거나 계속되는 공허감을 느끼기가 쉽고 왜 그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그 관계 안으로 충분히 들어가 내담자의 오래된 심리적 외상을 직면하여 다루고, 통합할 수 있도록 한다. 먼저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기억 사고 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지와 격려를 하면서, 내담자에 대한 깊은 탐색을 한다.

 

탐색이란 내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 살펴보도록 초대하는 과정으로 반드시 내담자가 지금-여기에서 경험하고 있는 것에 맞추어야 한다. 즉 의식될 수 있는 모든 내적 경험들 예를 들어 개인 생활사, 관계, 감정, 신념 등에 초점을 두고 이를 통해 의식할 수 있는 범위를 확장시킨 후 알아차림과 접촉을 통해 내담자의 성장을 강화하고 지지한다. 이때 내담자에게 안전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펄스는 ‘안전 비상사태’에 대하여 “내담자는 안전감이 들 때서야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고, 자신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들 중에서 특히 관계상실로 인한 두려움, 외로움, 관계욕구가 좌절이 되었을 때 느끼는 분노감, 우울, 자존감 저하 등의 감정들은 특별히 더 공감해준다. 그러나 공감적 관계가 관계욕구를 직접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관계욕구가 좌절될 때 나타나는 분노나 실망 등을 공감해 주는 것이 더 좋다.

 

인본주의 상담의 창시자 로저스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구가 너무 단순하고 고지식하다는 인식 때문에 좌절하였다. 그의 조교 벨라리 헨덜슨은 로저스가 사망 한 후 그의 치료 사례를 정리하면서 로저스가 처음 보는 내담자들과도 놀라울 정도의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저스의 공감적 반응은 인지, 정서, 영적 수준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마음과 영혼 모두를 담았다. 그는 공감이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통해 공감하는 것은 세상을 자신의 눈에 비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공감 능력은 자기실현에 도달하기 위해 사람이 개발해야하는 기본적인 태도 중 하나라고 설명하였다.

 

불안이나 우울, 인간관계의 결핍 등 많은 사람들이 겪는 정신적, 정서적 건강 문제 이면에는 공감 받지 못했던 경험으로 인해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욕구가 지속적으로 충족되지 않아 손상을 입은 사람은 강으로 떠내려가 한 곳에 몰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통나무처럼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한 채 물위에 그냥 떠있다. 엉켜있는 통나무의 어떤 한 부분을 떼어내면 그 아래에는 더 심한 엉킴과 장애물이 드러날 수 있다. 엉킴과 장애물은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오랜 세월동안 익혀 온 모든 방식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통나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깊숙이 자리 잡은 엉킴과 장애물들을 진실성 있는 공감을 통해 풀어주어야 한다. 공감이란 내담자의 세계에 들어가서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따르는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의 경험을 내가 온전히 공감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진정한 공감을 하는 것 또한 어렵다. 나는 공감을 해주고 있지만 상대방은 조언을 받는 기분이 들 수 있고, 그로인해 또 다른 상처로 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내 시선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편견과 판단 없이 마음을 읽어주고, 헤아려주는 것만으로도 공감의 효과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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